무기계약직 된 프리랜서 PD, 같은 업무라면 정직원 임금체계 적용 가능
대법원은 프리랜서로 계약했더라도 실제 근로자로 인정되고 2년 이상 근무해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됐다면, 같은 사업장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임금체계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채용 방식이 달랐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프리랜서 보수 기준만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로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장기간 근무해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됐다면, 같은 부서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일반직이나 업무직 직원의 임금체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의 김 모 PD는 약 11년 동안 방송프로그램 제작 업무를 담당하며 조연출, 코너 연출, 촬영·편집 보조 등을 수행했습니다. 계약 형식은 프리랜서였지만, 회사가 프로그램과 업무 내용을 정하고 소속 PD의 지시에 따라 근무했다는 점 등이 인정돼 1·2심 모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김 PD가 2년 넘게 계속 근무한 만큼 기간제법에 따라 이미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됐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프리랜서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은 적법한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항소심은 임금 산정에서는 김 PD에게 회사의 일반직이나 업무직 임금체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김 PD가 해당 직군의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거나 인사위원회의 전환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기존 프리랜서 계약에서 정한 주급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을 산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습니다. 기간제법에 따라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된 사람의 경우 같은 사업장에서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무기계약 근로자가 있다면, 별도의 정함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회사에는 김 PD와 같은 방식으로 무기계약 근로자가 된 사람을 위한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임금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고,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일반직·업무직 직원들과 실제 업무 내용에도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공개채용 여부나 직군 명칭만을 기준으로 임금체계 적용을 배제해서는 안 되고, 실제로 같은 부서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비교 대상 근로자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이 이러한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임금체계 적용을 배제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번 판결은 프리랜서와 무기계약직의 근로조건을 판단할 때 계약서상의 명칭이나 채용 절차보다 실제 근무 형태와 업무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입니다. 특히 장기간 프리랜서 형태로 인력을 활용하는 방송·미디어 업계에서는 근로자성뿐 아니라 무기계약 전환 이후 적용해야 할 취업규칙과 임금체계까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법률신문] “무기계약직 된 프리랜서 PD, 정직원과 같은 임금 줄 수 있다”
